소방당국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일부 환자들이 병상에 묶여있었다고 밝힌 데 있어 경찰이 일부 환자들을 병상에 고정했다는 간호사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7일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병원 3층과 4층에서 결박환자가 있었다는 간호사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소방당국은 인명 구조 작업 당시 약 20여명의 환자가 침상에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3층 중환자실에 환자 20여명이 있었는데 3~4명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의 한쪽 손이 태권도복 끈 같은 부드러운 로프 등으로 병상에 묶여 있었다는 설명이다. 끈을 해제하는데 30초에서 1분가량 걸리면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 등의 경우 수액 바늘을 뽑거나 낙상 사고가 잦아 의료진이 관련법 상 본인이나 보호자 동의를 받은 환자에 한에 신체보호대를 쓸 수 있다.
다만 경찰이 확보한 병원 간호사 진술에 따르면 3층과 4층에 있던 환자 10여명을 병상에 묶었다. 소방당국의 설명과 약 10명 정도 차이가 난다. 김한수 경남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결박환자가 10여 명 있다고 기억에 의존해 진술했다”면서 “더 세밀한 부분은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사망자 중 일부는 화재 뒤 정전이 되면서 인공호흡기 작동 중단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망자 37명 가운데 33명에게서는 검안 결과 목 그을음이 발견돼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4명의 경우 목에서 그을음이 발견되지 않아 사인이 불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망자 중 3명은 모두 중환자실 입원 환자로 이들 목에는 인공호흡기가 걸려 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불이 나면서 정전이 돼 인공호흡기 작동이 멈추면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인 파악을 위해 유가족들에게 부검을 권유했고 유가족들은 부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나 전기가 차단되면 호흡을 못 하면서 연기가 들어가기 전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밀양=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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