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의 “웃기고 앉아 있네” 발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날 방송에서는 지난 1982년 김제의 한 농사꾼 최을호씨 가족이야기부터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근무했던 석달윤씨까지 고문 조작 피해자들의 사건을 다뤘다. 석씨의 1심을 맡았던 판사는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었다.
무기징역을 받고 98년 가석방되기까지 18년을 감옥에서 산 뒤 2014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석씨는 당시 안전기획부에 끌려가 끔찍한 고문을 당했으며 현재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방송에서 석씨의 아들은 “남자 성기에 볼펜 심지를 끼우는 고문이라든가 양쪽 종아리 무릎 뒤에 각목을 끼워 매달아 놓는다든가 했다”며 “검사 앞에 얘기하면 되겠지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검사가 공소사실을 내리치면서 다시 데려가서 다시 해오라고 했다더라”고 증언했다.
여 의원은 제작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재심 제도가 있는 이상 무죄를 받을 수도 있겠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불법 구금과 고문에 대해서는 “재판을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뭐 한 열 건 정도씩 하니까”라며 “고문을 당했는지 어쨌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물어서 뭐하냐”고 답했다. 당시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느끼지 못하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며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방송 직후 여 의원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페이스북에서는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출세하려고 간첩조작 하고 국회의원 됐냐”, “웃기고 앉아 있다고? 악마이자 쓰레기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려 놓고 이렇게 뻔뻔할 수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여 의원은 80~90년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판사를 지냈다. 이후 2008년 한나라당(18대)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 새누리당(19대)·자유한국당(20대)을 거친 3선 중진 의원이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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