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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000마리 불과한 두루미가 철원평야를 찾는 이유는

올 겨울 930마리가 철원평야서 월동

철새 서식에 최적의 환경 갖춘데다

정부 차원의 보전 프로젝트 효과

철원 평야에서 월동 중인 두루미들/사진 제공=환경부




올 겨울 강원도 철원평야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두루미가 역대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9∼21일 철원평야에서 조류 동시 센서스(통계조사)를 한 결과, 두루미 930마리가 철원평야로 날아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조사(당시 382마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두루미는 국내 조류 중 가장 키가 큰 조류다. 전 세계적으로 불과 2,800∼3,300여 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자롱습지과 산장평원, 러시아의 힝간스키, 블라보브첸스크 등지의 습지에서 번식하는데 월동은 주로 철원과 중국 얀첸지역에서 주로 한다. 철원평야는 임진강과 한탄강 일대의 약 150㎢ 규모의 큰 평지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여울이 있어 철새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철원은 전 세계 야생 두루미의 약 30%가 겨울을 나는 세계 최대의 두루미 월동지역으로 꼽힌다. 두루미 외 철원평야를 찾는 철새 개체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철원평야를 찾아오는 철새는 2015년에 47종 1만864마리였지만, 지난해에는 49종 3만9,898마리로 늘었다.



이처럼 두루미 월동이 증가한 데 대해 환경부는 2004년부터 추진한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사업과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공동 프로젝트 등 보호 활동으로 철새 도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물 다양성 관리계약 사업은 생태계 우수지역 보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주민이 계약을 맺고, 주민이 계약 내용을 이행하면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환경부는 철원군·지역 농민과 맺은 계약에 따라 국고 6,000만 원을 지원했다. 2015년부터 철원군·한국생태관광협회·한국전력공사와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를 통해 수확이 끝난 30만㎡ 규모 논에 물을 가둬 우렁이 등 두루미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환경부는 생태계 보전 사업과 더불어 생태관광 차원에서 탐조(探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철원평야 일대 비무장지대(DMZ) 철새 평화타운과 철새도래지를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했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지역주민의 보호 활동에 힘입어 철원평야에 많은 철새가 찾고 있다”면서 “이 같은 지역주민 활동이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생태관광 활성화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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