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고(故) 박이선(93)씨와 고 현수금(89) 등 사망자 5명의 첫 발인이 밀양과 김해 등지에서 진행됐다. 오전 7시 30분 박씨의 발인을 위해 화장터에 도착한 유가족 20여명은 운구차량에 고인의 관이 도착하자 이를 붙잡고 “아이고, 아이고” “우리 엄마”라고 오열하면서 화장장 안으로 들어갔다. 사고 당일(26일) 퇴원을 앞두고 있던 박씨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같은 시각 현씨의 빈소에도 유족들이 슬픔 속에 고인을 마지막을 함께했다. 고인의 관이 옮겨지는 와중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던 유족들은 유골이 화장로로 들어가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현씨는 허리협착증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 중 변을 당했다.
이날 밀양시 2곳, 김해시 2곳의 장례식장에 안치된 희생자 7명에 대한 발인이 진행됐다. 다른 희생자들은 31일까지 순차적으로 장례절차를 받는다. 밀양시에 따르면 부검이 필요한 사망자를 제외한 33명에 대한 사체인도 검사 지휘서를 전날 발급했다.
한달여 앞서 비슷한 참사를 겪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유족 32명은 이날 밀양문화체육센터 합동분향소에 이어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희생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낸 입장에서 유족들의 고통과 비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밀양 주민들은 잇따른 비보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2008년께부터 불거진 고압 송전선·송전탑 설치 문제에 이어 대규모 참사가 일어나자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약 15년께 밀양에 거주했다는 박영민(42)씨는 “안 그래도 작은 동네에 안 좋은 뉴스만 크게 나는 거 같아 착잡한 기분”이라며 “행여 그런 이미지가 굳어져 가뜩이나 얼어붙은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밀양=이두형·박우인기자 mcdj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