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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日 사상 최악 가상화폐 해킹…우린 문제없나

일본의 한 가상화폐거래소에서 580억엔(약 5,648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공인받지 않은 외부인이 시스템에 접속해 고객 26만명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을 빼내 갔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2014년 마운트곡스 거래소의 피해액 460억엔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이어서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해킹 사고는 일본 최대의 거래소에서 터졌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분야의 투자자들이 얼마나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상화폐는 지폐나 동전과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 같은 관리주체가 없는데다 시스템이 항상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근본적인 약점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일본 거래소 역시 NEM을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된 시스템에서 보관해오는 등 허술한 보안체계의 한계를 실토했다. 화려한 가격 상승의 겉모습과 달리 정작 이용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셈이다.

가상화폐를 겨냥한 해킹 범죄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세계 각국이 마찬가지다. 해킹이나 사기·협박 등으로 탈취당한 비트코인 규모가 최근 3년 새 30배나 급증했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지난해 말 가상화폐거래소 유빗이 연이은 해킹으로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접속장애 등에 따른 책임 여부를 놓고 소송에 휩싸인 곳도 적지 않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가상화폐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걱정을 키우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 및 거래 안전에 초점을 맞춰 내부 시스템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당국도 가상화폐 실명제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거래규칙 및 보상체계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조만간 발표될 범정부 종합대책에 해킹 침입을 방지하고 긴급 대응체제를 갖추는 방안이 포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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