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에서 2차 세계대전 때 미군 폭격기에서 투하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탄이 발견돼 시민 1천3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40분경 홍콩 도심인 완차이 지역의 ‘샤틴-센트럴’ 지하철 공사장에서 한 인부가 지하 15m 깊이에 파묻혀 있는 원통형 물체를 발견했다.
이 인부는 경찰에 급히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길이 140㎝, 지름 45㎝의 이 물체가 폭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폭탄의 총 무게는 450㎏이었고, 폭탄 내에 장착된 폭약의 무게만 225㎏에 달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 특공대는 반경 400m 이내에 있는 컨벤션센터, 호텔, 오피스빌딩 등에서 1천300여 명의 시민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고 폭탄 해체 작업에 들어가 자정 무렵 해체 작업을 끝냈다.
경찰 책임자 토니 차우는 “이 폭탄은 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1∼1945년에 미국 폭격기에서 투하된 ‘ANM-65’ 폭탄으로 추정되며, 전면부 뇌관이 손상돼 현장에서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섣불리 폭탄을 옮기려고 했다면 폭발할 수 있었다”며 “만약 폭탄이 현장에서 폭발했다면 반경 200m 이내에 폭발력이 미치는 것은 물론 그 파편이 2천m가량 날아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서 2차 세계대전 때 투하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는 홍콩 해피밸리 지역의 공사장에서 미군 폭격기에서 투하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게 900㎏의 ‘ANM-65’ 폭탄이 발견됐으며, 지난해 1월에도 폭푸람 지역에서 무게 220㎏의 ‘AN-64’ 폭탄이 발견됐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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