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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고용훈풍속 한국만 실업난 겪는 우울한 현실

세계 경제 회복세를 타고 고용시장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한국만 최악의 실업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내놓은 세계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3·4분기 실업률이 4.1%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존과 중국도 실업률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완전고용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실업률이 3.7%까지 치솟아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주목할 것은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가 지목한 선진국 고용호조의 배경이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감세 추진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투자가 늘어나고 고용사정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유로존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고용 상승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기업의 투자여건이 좋아지니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한국만 실업률이 역주행하는 것은 ‘국가재난’에 준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놓고 갑론을박을 거듭하는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남 탓 공방만 벌이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노동계는 한술 더 떠 최저임금 위반 사업체 명단을 공개하겠다며 마녀사냥을 하듯 몰아붙여 투자 의욕을 꺾고 일자리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일자리 창출에 요술방망이란 있을 수 없다. 고용을 가로막는 현실적 요인부터 세밀히 살펴보고 이를 제거해주는 정공법으로 풀어야 한다. 중기중앙회가 3,150곳을 대상으로 경영애로 요인을 조사했더니 내수부진을 제치고 인건비 부담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2012년 조사 실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장과 괴리된 자금지원책이나 정책홍보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들은 고용한파의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정책 리스크를 꼽고 있다. 기재부가 이왕 청년일자리대책본부를 만들겠다면 3월에 내놓을 종합대책에는 민간의 절박한 사정을 헤아리는 소통과 공감의 내용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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