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 4일로 예정됐던 남북 금강산 합동 문화공연 취소를 우리 측에 통보했다. 북한은 취소 결정의 이유로 우리 측 언론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았으나 금강산 문화 공연과 마식령 남북 합동 스키 훈련을 두고 국제사회에서 대북 제재 저촉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일방적 취소 통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29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밤 10시 10분경 남북 고위급 회담의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
통일부는 “북한은 통지문에서 우리측 언론들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대해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 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남북 고위급 회담과 실무회담 등을 통해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과 금강산 합동 문화 공연이 합의됐지만 이와 관련해 대북 제재 저촉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지난 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67호 등은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 내용을 담고 있어 남북 합동 공연 등을 위해 정유 제품을 북한으로 가져갈 경우 위반 소지가 크다.
북한이 이번 통지문에서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과 관련해서도 우리 방북단이 양양공항~원산 갈마비행장 구간을 이동할 경우 전세기편을 구해야 하는데 전세기편을 제공하는 항공사는 당장 미국의 대북 제재 조치에 따라 향후 180일간 미국 입항이 불허된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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