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IPC 앤드루 파슨스 집행위원장은 29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본에 있는 IPC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러시아는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없지만, 일부종목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에 내렸던 제재 수준과 비슷하다.
다만 IPC는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종목을 장애인 알파인스키, 장애인 바이애슬론,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애인 스노보드, 휠체어 컬링 등 5개 종목으로 제한했다.
장애인아이스하키 종목은 출전할 수 없다.
IPC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선수들이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며 “30명에서 35명 정도의 선수가 참가 자격 기준과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 패럴림픽 선수들은 국가를 식별할 수 있는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개회식 등 공식행사에서도 러시아 기 대신 IPC 기를 달고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공식 선수단 명칭은 패럴림픽 중립선수단(Neutral Paralympic Athlete·NPA)으로 지어졌다.
당초 러시아의 평창패럴림픽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도핑 문제에 관해 IPC는 IOC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러시아가 비장애인 선수뿐만 아니라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조직적으로 약물을 투입했다는 것이 알려진 뒤 IPC는 러시아 패럴림픽 위원회의 자격을 완전히 정지시켰다.
아울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출전권을 박탈했다.
종목별 국제경기단체(IF)의 판단에 맡겨 사실상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막지 않은 IOC보다 강경한 처분이었다.
IPC는 최근까지 러시아의 복권 여부에 관해 결정을 미뤄오다 평창패럴림픽 개막을 약 한 달 앞두고 상당히 완화된 조처를 했다.
비록 개인 자격이지만, 러시아의 참가가 확정되면서 평창패럴림픽이 입을 수 있었던 타격은 많이 줄어들었다.
러시아는 동계패럴림픽 최강국이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69명의 선수가 참가해 금메달 30개, 은메달 28개, 동메달 22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금메달 72개 중 약 42%를 러시아가 독식한 셈이다. 2위 독일(금메달 9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과 차이도 매우 크다.
러시아가 빠졌을 경우 평창패럴림픽의 순위싸움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생길 뻔했다.
[사진=IPC 홈페이지 캐처/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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