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10명 중 9명이 데이트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력을 행사한 상대방과 결혼한 여성 5명 중 1명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지난해 11월 서울에 사는 20~60세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88.5%(1,770명)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30일 밝혔다.
데이트폭력에는 팔목을 움켜잡거나 때리는 등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폭력, 데이트 비용 요구, 휴대폰 점검, 옷차림 통제 등도 포함된다.
데이트폭력 피해자 가운데 22%는 ‘위협 및 공포심’을, 24.5%는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답했고 10.7%는 ‘신체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피해자 중 46.4%는 상대방과 결혼했고 이 중 17.4%는 가정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트폭력을 당한 여성의 절반 이상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폭력을 겪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9.1%에 그쳤다. 헤어졌다는 응답이 20.6%, 가족·친구 등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는 응답은 19.7%였다.
데이트폭력의 원인으로는 절반 이상의 여성이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58.7%)을 꼽았다. ‘여성혐오 분위기 확산’을 원인으로 든 응답은 20대(15.9%)에서 가장 많았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서울시는 데이트폭력 피해자 지원 매뉴얼을 제작해 오는 2월 중 관련 기관에 배포·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가정폭력 피해의 연장선상에서 데이트폭력 피해자 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데이트폭력을 상담하는 ‘02-1366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콜센터는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의료비와 법률 지원을 하고 치유 회복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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