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하라고 지시하며 “꼭 오시도록 직접 초대장을 건네드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런 것(평창올림픽 참석)까지 못하게 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참모들은 야당에서 ‘쇼’한다고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참모들을 설득하더라”라며 “이 전 대통령에게 가서 진심을 꼭 전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해 평창올림픽 초청장을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문 대통령의 초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전날 통화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하기로 했다”라며 “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데 전직 대통령이 정쟁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그간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은 직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검찰의 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한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박수현 대변인을 통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하는 등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이 빚어졌다.
정무수석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도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 자격이 박탈된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초청장을 전달하지 않는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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