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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악의 제조업 가동률,구조개혁 미룬 결과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7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로 전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7.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2월에는 70.4%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슈퍼 호황을 맞은 반도체 덕분에 평균 가동률 70%선을 간신히 유지했을 뿐이다.

제조업 가동률 하락은 설비 규모에 비해 판매가 줄어들어 재고부담을 안고 생산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에도 시차를 두고 악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경기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의 사정도 결코 녹록지 않다. 기업 체감경기 급랭부터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8로 3개월 만에 하락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63)의 하락폭은 더 컸다.

더 큰 문제는 제조업 가동률이 2011년(80.5%) 고점을 찍은 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뺀 제조업 각 분야에서는 이미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경고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유동성 파티에 취해 기업체질 개선을 위한 쓰디쓴 처방을 미룬 대가가 아닐 수 없다. 업황에 기댄 허약 체질로는 중국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최악의 위기에 빠진 조선과 해양 플랜트가 대표적이다.



제조업 위기는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은 한순간에 일취월장하기 어렵다. 구조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길밖에 없다. 기업은 혁신역량과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하겠지만 정부도 이런 플레이어들이 맘껏 뛰어놀 마당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은 제조업에서 고용이 늘어난다. 글로벌 경기호조만 믿고 국민소득 3만달러 청사진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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