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했다가 해임되고 나서 해외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카탈루냐 분리·독립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음을 밝히는 메신저 문자가 공개됐다.
31일 영국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지데몬이 전날 전 내각 동료 토니 코민 전 보건장관에 푸념하는 듯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푸지데몬은 “나는 당신이 이젠 그것이(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시도가) 끝났다고 깨달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시지에 “몽클로아(스페인 정부 지칭)의 계획이 승리했다”고도 적었다. 푸지데몬의 사적 메시지는 루벤 행사장에서 코민 뒤에 있던 스페인 TV 채널 ‘텔레싱코’ 카메라맨에게 우연히 포착되면서 유출됐다.
푸지데몬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하며 “나도 인간이다. 나 스스로 의심을 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카탈루냐 분리주의 캠프 내 ‘자포자기’ 심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푸지데몬은 지난해 10월 카탈루냐가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뒤부터 브뤼셀로 거처를 옮겼다.
스페인 검찰은 카탈루냐의 독립선언 이후 푸지데몬 등 자치정부 지도부에 ‘반역죄’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푸지데몬이 귀국하는 즉시 체포해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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