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임순례 감독, 배우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가 참석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날 임순례 감독은 충무로 핫스타인 류준열, 김태리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김태리는 예전부터 캐스팅이 됐었다. ‘아가씨’가 끝난 직후에 혜원 역에 맞는 배우를 찾던 중 김태리를 떠올렸다. 김태리가 수많은 러브콜 중 우리 영화를 선택해 줬다”며 “류준열 씨는 당시에도 핫한 상태였다. 준열 씨가 영화를 선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비중이 많은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진기주의 캐스팅 과정으로는 “태리 씨가 캐스팅된 이후에 그와 베스트프렌드로 케미가 맞는 신선한 얼굴을 찾으면서 캐스팅하게 됐다. 배역을 잘 소화하면서 하모니를 이룰 것 같았다”며 “기주 씨는 재작년에 오디션을 보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함께 작업하기로 확정했다. 긴 기간동안 즐겁게 작업해줘서 고마웠다”고 밝히며 덧붙였다.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동명 원작 만화와 다른 점으로는 “생각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가 많이 다르다. 일본 버전에서는 전통 농촌 문화를 통해 안착한다. 한국버전에서는 요리 등이 다른 부분으로 나온다. 한국적인 정서로 많이 공감하게끔 스토리라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배우들과 원작과 다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나눴는지 묻자 “극 중에서 20대 젊은 친구들이 나온다.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 진정성이 있게끔 보이려 했다”고 답했다.
사계절의 풍광을 담기 위해 이례적으로 네 번의 크랭크인과 크랭크업 과정을 거친 것에 대해서는 “촬영을 줄여서 할 수도 있었겠지만, 각 계절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진행했다. 현실적으로 배우 분들도 저희 영화만 찍을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시스템이었다”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특수한 사정을 다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서 촬영이 가능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여기에 임순례 감독은 “혜원이 사는 곳의 집과 마을을 헌팅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좋은 인연으로 경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1년간 촬영하게 됐다”고 로케이션 섭외 과정을 밝혔다. 이에 김태리는 “정이 많이 들었다. 마을 한 곳에서 촬영하면서 마을 어르신들과 화투도 치고 어울리게 됐다”고 애틋한 촬영 후기를 언급했다.
극 중 혜원 역을 맡은 김태리는 “사계절에 걸쳐 출연하다보니 내 모습이 아무래도 많이 나온 것 같다”라고 극 중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영화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으로는 “여름에 콩국수를 먹었던 게 기억난다. 면이 밀가루가 아니라 오이로 이뤄졌던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며 다양한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또래 배우들과 촬영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로는 “저희 마당에 평상이 하나 있었다. 셋이 같이 나오는 날에는 함께 누워서 하늘을 바라봤다. 그때 별다른 얘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촬영하는 순간이 행복했다”고 밝혔다. 류준열 역시 해당 장면을 언급하며 “겨울에는 집 안에 사랑방에 다들 달려갔다. 따뜻한 방에 얼기설기 누워있으면 셀카도 찍고 그랬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문소리가 혜원 엄마 역을 맡아 김태리와 모녀 호흡을 맞췄다. 김태리는 “‘아가씨’ 때 같이 촬영하지 못했던 문소리 선배님과 이번에 함께 촬영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엄마에 대한 느낌이 남다른데, 선배님은 기댈 수 있는 느낌 이었다”고 문소리와의 촬영에 대해 남다른 애틋함을 드러냈다.
류준열, 진기주와 직접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는 “저희 시나리오가 상황이나 장면에서 유연하게 흘러갔다. 감독님이 풀어놓고 즉흥적으로 청춘의 느낌을 담으려 하셨다. 그런 면에서 두 배우에게 도움을 되게 많이 받았다”며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장점으로 삼았다. 이에 류준열은 “태리 씨는 ‘아가씨’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었다. 기주 씨는 첫 촬영 때 긴장을 많이 했는데 파이팅을 많이 해줬다. 영화를 찍으면서 보니 너무나 사랑스러운 연기를 잘해줬다”고 칭찬 릴레이를 이었다.
재하로 분한 류준열은 “나는 감독님이 무서운 분일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큰 누나 스타일이었다. 보듬어주시고 넉넉한 느낌이었다. 현장에서도 모두가 좋아하는 감독님 이었다”고 임순례 감독의 반전 매력을 밝혔다.
이에 임순례 감독은 “류준열과 이번에 작업하면서 이렇게 건강하고 건전한 배우는 없다고 느꼈다. 스케줄이 바쁜데 없는 시간도 할애해서 열심히 촬영했다. 본받을 점이 많았다. 알게 되면서 더욱 더 매력을 알게 됐다”고 덕담을 전했다.
실제 농촌체험까지 했다는 류준열은 “모든 농민분들게 존경심을 표한다. 저희가 잠깐 촬영장을 떠나있을 때도 자식처럼 농작물을 돌봐주셨다. 감사했다. 시작과 끝을 함께하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씨감자를 쪼개서 심어서 촬영했다. 내가 심은 구역은 정말 내새끼 같은 느낌이 있었다. 감자 싹이 나온 게 너무 예뻐서 귀농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은숙 역의 진기주는 “한 마을에서 모여서 촬영하다 보니 숙소도 같았다. 저희는 끝나고 술이 아닌 콜라 한 잔을 하며 마무리 했다. 술을 못해서 그랬다. 콜라 하나로도 즐거울 수 있는 촬영장이었다”라며 “심적으로 두 분(류준열, 김태리)를 의지했다. 눈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셔서 고마웠다”고 배우들끼리 실제 친구 못지않게 애틋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진기주는 캐스팅 당시를 떠올리며 “캐스팅이 된 후 가족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기뻤다”라고 캐스팅됐을 당시의 기쁨을 전했다. 이어 “나는 첫 영화다보니 긴장을 많이 해서 NG를 많이 냈다. 나중에는 배우들끼리 친해져서 NG인 듯 아닌 듯 자연스럽게 촬영을 했다”라고 말하며 류준열, 김태리와의 친분을 언급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2월 28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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