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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리차드3세’ 황정민의 연극 복귀작...“누가 진짜 악인인지 다시 느껴보게 될 것”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인이 온다. 황정민부터 정웅인, 김여진, 김도현 등 베테랑 배우들이 연극 ‘리차드3세’로 뭉쳤다.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 연습실에서 연극 ‘리차드3세’(연출 서재형) 연습실 공개 및 간담회가 열렸다.

2월 6일 개막하는 연극 ‘리차드3세’(연출 서재형)는 명석한 두뇌와 언변을 가진 왕자로 태어났지만 곱추라는 신체적 결함 때문에 어릴 적부터 주변의 관심 밖에서 외면당하며 자라온 리차드3세가 권력욕을 갖게 되면서 벌이는 피의 대서사시를 그린 작품. 영국의 장미전쟁기 실존인물 ‘리차드3세’를 모티브로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희곡이다.

배우 정웅인, 김병희, 김여진, 박지연, 황정민 /사진=조은정 기자




배우 황정민, 김여진, 정웅인


서재형 연출은 “우리는 무슨 욕망이 있기에 멈추지 못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서 연출은 “‘리차드 3세’는 비뚤어진 사람이 왕좌를 꿈꾸는 이야기다. 그는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질주하면서 살인 및 악을 행한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욕망을 향해 달려 가는 이야기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고전을 현대로 불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서 연출의 고민은 깊었다. “우리는 왜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나.” 그걸 관객에게 한번 묻고 싶었던 것.

“누구나 꿈꾸는 것들 때문에 달리고 있지 않나. 이 시대가 만들어낸 ‘멈출 수 없음’, 그 속에서 우리는 무얼 느낄 수 있나. ‘왜 우리는 멈추지 못하는가?’ 제가 하고 싶은 질문을 잘 전달 될 수 있게 최대한 쉽게 하고 싶다.”

주인공 리차드3세 역은 황정민이 맡았다. 황정민의 연극 복귀는 2008년 ‘웃음의 대학’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황정민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가진 욕망이 있죠.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며 ‘리차드3세’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말했다.

황 배우는 “‘내가 지은 죄를 묻는 그대들의 죄를 묻고자 한다’ 란 대사가 있다. 몇 백년 전에 나왔던 대본이고 이야기구조인데 요즘 현 시대랑 너무 잘 어울린다. 남한테 손가락질 하는 건 쉽죠. 마지막에 입장 바꿔놓고 볼 때 그렇게 손가락질 못 할 것이다. 정말 누가 악인인지 다시 느껴보게 되는 것. 이 연극이 저에겐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

1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황정민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서 서니 굉장히 어렵고 말의 뉘앙스가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영화를 하면서 긴 호흡을 가지고 하는 연기를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연극을 통해 다시 연기와 호흡에 대해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현장에선 하이라이트만 시연 됐지만 본 공연에선 2시간 내내 무대를 지키는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르는 황정민을 만날 수 있다.

지난 제작발표회에 이어, 이번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도 ‘원캐스트’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황정민은 “요즘들어 ‘원캐스트’ 공연을 신기하게 생각하는데, 원래 해야 하는 거다”고 잘라 말했다.

왜냐면 “다들 외국 할리우드 브로드웨이 공연을 좋아하시는데 그들도 다 원캐스트로 한다. 우리나라만 특이하게 더블, 트리플 공연으로 가고 있다. 왜 그렇게 된지 모르겠다. 배우의 자신감이란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입장을 전했다.

서재형 연출 /사진=조은정 기자


그는 “이러다 영화도 트리플 캐스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심각성을 지적하더니, 곧 “뮤지컬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연극은 그렇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결국 원 캐스트로 배우가 무대에 설 때, 자기 몸 관리를 잘 해낼 수 있게 된다. 그래야 책임감을 가지고 소화해낸다. 결국 원캐스트는 배우의 책임감이다고 볼 수 있다.”고 신념을 밝혔다.

정웅인 역시 원캐스트에 동의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정웅인은 “극 중 ‘아 누가 내 앞에서 비참함을 말합니까. 누가 평화를 말합니까. ’ 란 시적인 대사를 표현해야 한다. 저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게 이 대사를 제 입에 붙여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제 부족으로 제 감정이 저에게 딱 맞게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말 어렵습니다. 공연이 얼마 안 남았는데, 연출님 죄송합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김여진은 “전 존경하는 배우들과 같이 무대에 서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에너지를 풀로 쓸 수 밖에 없는 곳이 무대다. 조금씩 연기가 늘어가는 것만으로 기쁘다. 선배들의 그 기운을 받고 조금씩 늘어가지 않나 싶다”며 마르지 않는 연기 열정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정민은 원캐스트로 몇 달간 이어지는 연습 작업으로 팀워크가 좋다고 밝혔다. “정말 다행인 게 원캐스트로 쭉 이어오다보니 팀워크가 좋다. 저희들 뿐 아니라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도 팀워크를 느끼실 수 있으면 한다. 이 에너지를 잘 가지고 있다. 첫 공연에서 ‘빵’ 터트려야죠. “

한편, 셰익스피어의 정통 연극 ‘리차드3세’는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황정민, 정웅인, 김여진, 김도현, 정은혜, 박지연, 임기홍 등이 출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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