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일본 반도체 부품기업 페로텍의 한국지사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기업의 기술을 빼돌려 페로텍코리아로 이직한 김모(46)씨 등 2명도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페로텍코리아는 국내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A사에서 실리콘 카바이드 링 제조설비 제작기술을 빼돌린 뒤 링을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사는 A사 직원 김씨 등에게 고액 연봉 등을 약속하면서 기술을 빼돌려 페로텍코리아로 이직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는 80억원을 들여 기술을 개발한 끝에 반도체 부품의 수명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 기술로 지난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사는 1,500억원 규모의 세계 시장에서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김씨 등은 링 제조설비 도면과 운용기술 자료를 빼돌려 페로텍코리아로 이직했고 기술 유출의 대가로 기존 연봉보다 40%를 올려 받았다. 페로텍코리아는 이들이 빼돌린 기술을 이용해 실리콘 카바이드 링을 생산해 판매하려 했지만 경찰 수사로 중단된 상태다.
페로텍코리아 측은 경찰 조사에서 “A사에서 빼돌린 기술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로텍코리아는 충남도와 당진시로부터 투자 유치 협약에 따라 5년간 50억원을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충남도는 사건 경과에 따라 지원을 멈추고 이미 지급된 지원금 환수도 검토할 방침이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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