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받아 소개된 탈북민 지성호(사진)씨가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북한 인권 문제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한 것이 북한 문제 해결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큰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1일 전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말을 못하잖아요.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북한 정권에는 굉장히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에서 지씨의 이름을 호명하며 2분 이상을 할애해 그의 탈북 과정 등을 소개했다. 지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와 격려가 이어지는 동안 감정에 벅차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1분 가까이 이어진 청중들의 기립박수에 목발을 들어 화답했다.
지씨는 “내가 살아온 삶을 하나하나 말해줄 때 정말 눈물이 났다”는 소감도 밝혔다.
그는 목발을 든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목발은 내가 자유를 찾아와 새 삶을 살고 있다는 상징이지만 내가 살았던 과거를 북한 정권에 보여주려는 의미도 있다”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없다는 것으로 북한 김정은과 김정은 정권에 보내는 나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또 “많은 사람이 북한을 떨치고 나와 자유를 찾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북한 안에서 민주주의가 일어나 북한 정권을 뒤집어엎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 1996년 식량과 맞바꾸기 위해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려고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열차사고를 당해 다리를 잃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나무 목발에 의지해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한국땅을 밟은 그는 2010년 남북한 청년들이 함께하는 북한 인권단체 ‘나우’를 설립해 대북 라디오 방송과 탈북난민 구출 활동을 하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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