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스키선수들은 1일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공동훈련을 이틀째 진행한 뒤 만족감과 함께 통일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남북 스키선수들은 이날 오전 슬로프에서 기록을 재면서 공동훈련을 했다. 기록 경기가 끝난 남북 선수들은 서로 나이를 물어보고 “휴대전화가 있으면 같이 사진을 찍었을 텐데 아쉽다”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
훈련을 진행하는 도중에는 곤돌라 탑승 정류소 옆 대형 전광판에 선수들의 경기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선수들의 기록도 전광판 아래 초시계로 표시됐다. 결승선 부근에 마련된 간이의자에는 남북 당국 대표단 및 관계자들이 앉아 주변에 모여든 마식령호텔 직원들, 스키장 이용객 30여 명과 함께 훈련을 지켜봤다.
북측 알파인스키 선수 장일창은 훈련을 마친 뒤 “같은 동포로서 조국 통일이 빨리 되길 갈망한다”며 “같이 훈련한 것을 긍지롭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북측 선수인 김청송은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남측 선수들과 함께 세계패권을 쥐고 싶다”고 말했다. 북측 김유정 선수도 “앞으로 남북이 같이하면 국제경기에 나가서도 꼭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김선민은 “(북측 선수들과) 스키 시작한 시기도 비슷해서 깜짝 놀랐고 여러 모로 재밌는 경험이었다”면서 “북측 선수들이 앞장서 코스를 올라가고 같이 내려오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소개했다.
역시 우리 측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김보라도 “북측 선수들이 먼저 가고 저희가 따라갔는데 생각보다 되게 잘 타고 체력도 좋은 것 같았다”며 “이곳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뜻깊은데 (북측 선수들과) 같이 탈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김남영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은 “일단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기록에 집착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이런 훈련이 계속된다면 남북 선수들의 기록이 향상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선수단은 이날 오후 6시경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등 방문단 32명과 함께 전세기를 이용해 양양국제공항으로 돌아왔다. 북한 평창올림픽 대표팀은 단장을 맡은 원길우 북한 체육성 부상을 비롯해 알파인스키 3명, 크로스컨트리 3명, 피겨스케이팅 페어 2명, 쇼트트랙 2명 등 선수 10명과 임원 등 총 32명으로 구성됐다.
/박효정기자·공동취재단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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