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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강원도 용대리 황태덕장 58년, 78세 아버지의 인생이야기

‘다큐공감’ 강원도 용대리 황태덕장 58년, 78세 아버지의 인생이야기




3일 방송되는 KBS1 ‘다큐공감’에서는 ‘황태와 아버지’ 편이 전파를 탄다.

모두가 가난하고 어려웠던 1960년대의 대한민국, 그 시절 아버지는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어야 했다. 가장이어야 했기에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야했던 아버지, 때론 가깝고도 때로는 먼 우리네 아버지가 걸어온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춥다는 강원도 용대리(龍垈里)에 평생 황태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가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은 찾아오고 추운 황태덕장으로 향하는 아버지. 오랜 세월 황태 외길을 걸어온 최귀철(78세) 옹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에서 살만한 땅이 되기까지

한겨울 체감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마을 용대리. 설악산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에 위치한 마을에 어느 동네보다도 분주한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을 누가 농한기라 했던가, 오히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용대리는 대목이다. 국내 황태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용대리는 겨울만 되면 활기가 넘친다. 한산하고 척박하기만 했던 땅에 보물이 되어준 황태! 이 땅에서 황태와 함께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 올해로 황태인생 58년이라는 최귀철(78) 옹은 가장 가난했던 시절에 태어나 평생을 황태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한 아버지다. 그 시절 마을 사람들의 희망이자 삶의 원동력이었던 황태와 덕장. 혹한의 겨울은 올해도 찾아오고 그는 한결같이 겨울 덕장 한가운데를 걸어간다. 그가 걸어온 인생을 만나본다.

▲ 황태인생 58년, 황태 없으면 못살아!



바람이 세차 ‘풍대리’라고도 불리는 마을. 그곳에 숱한 세월을 견디며 덕장을 지켜온 최고령 황태농부 최귀철(78) 옹이 산다. 1960년대 얼음공장에서 만난 함경남도 원산 사람과의 인연으로 21살 황태 덕장을 처음 시작해 58년이 되었다는 최귀철(78) 옹. 코끝이 시릴 만큼의 강한 추위에도 새벽같이 나가 명태를 걸고 무엇이 그리 급한지 24시간 마스크와 털모자는 상시대기 중이다. 그의 고집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삶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매일 걸쳐 입는 작업복과 장갑은 늘 성치 않은 모습이다. 꽁꽁 언 황태를 수없이 매만져온 손에는 가족을 지탱하며 보낸 세월과 자식들의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건장한 청년들도 쉽지 않은 고된 황태 덕장을 작고 여린 몸집의 할아버지가 떠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노란 빛깔의 황태가 만들어지듯 그의 인생은 황태와 참 많이도 닮았다.

▲ 그 겨울, 세상에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진 아버지를 만나다

오늘도 어김없이 최귀철(78) 옹은 덕장으로 향한다. 슬하에 1남 5녀를 둔 최귀철 옹은 자신의 뒤를 따라 가업을 잇는 아들 최종국(50) 씨를 볼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 엄동설한 아무도 쉽사리 나서지 않던 길을 묵묵히 따라 준 아들의 마음을 알기에 아버지는 작으나마 두 손을 보탠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도와 가장 가까이에서 봐왔기 때문일까, 아버지의 평생이 담긴 덕장을 떠나지 못하고 장남 최종국 씨는 이 추운 땅에 남았다. 둘째 딸 최향미(52) 씨는 매해 겨울마다 고향의 덕장을 화폭에 담는다. 어릴 적부터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 박옥연(74) 씨를 대신해왔던 딸이기에 최귀철 옹에게는 고맙고 특별한 자식이다. 겨울은 곧 ‘아버지의 계절’ 이라 말하는 최향미 씨. 올해도 어김없이 아버지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자식들에게 겨울이란 계절은 곧 아버지의 삶이 아니었을까? 수십 년간 떠나지 않았던 용대리 덕장에는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이 시대 우리들의 아버지 얼굴이 담겨있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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