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유령계좌’ 파문을 일으킨 웰스파고 은행에 총자산 동결이라는 ‘규제 철퇴’를 부과한 후 자리에서 내려왔다.
CNN머니는 미 연준이 옐런 전 의장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2일(현지시간) 웰스파고에 총자산 2조달러(약 2,173조원)의 동결과 이사회의 25%에 해당하는 4명의 이사진 교체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금융기관에 총자산 동결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웰스파고가 고객 보호, 리스크 관리 조치를 확실히 마련할 때까지 자산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스파고는 2009년부터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유용해 350만여개에 달하는 ‘유령계좌’를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웰스파고는 60일 이내에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계획을 연준에 제출해야 한다. 연준은 웰스파고의 자구책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자산동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옐런 의장의 마지막 결정’으로 불리는 웰스파고 규제 명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를 적극적으로 입안했던 행보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옐런 전 의장이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옐런 전 의장은 이날 미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연임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연준 의장으로 재지명되지 못해 실망스러웠다”며 연임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옐런 의장은 5일부터 미국의 유명 사회과학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그의 전임인 벤 버냉키 전 의장도 퇴임 이후 브루킹스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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