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들이 자사 신용카드를 통한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고 나섰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자 고객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선제조치로 해석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이날부터 자사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해 신용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규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2일부터 신용카드를 통한 비트코인 거래를 전면 중지하면서 미국의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거래 금지를 선언한 바 있다. 다만 BoA는 직불카드에 관해선 예외적으로 거래를 허용할 방침이다. 씨티그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했다.
미 최대 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는 고객들이 카드값을 갚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려는 조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신용카드 거래로 상환능력보다 많은 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가격이 폭락하면 채무불이행에 따른 신용위험이 은행으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일 1만323달러(약 1,121만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4일 현재 8,640달러(약 938만원)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가 범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대형은행들이 거래를 차단한 이유로 분석된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가상화폐가 검은돈 세탁에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바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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