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눈부신 성장은 플랫폼 업체이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변신 덕택이다. 구글은 모바일 광고를 비롯해 클라우드·유튜브·하드웨어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단순한 검색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인공지능(AI) 스피커, 자율주행차, 로봇까지 꾸준히 사업영역을 넓히며 혁신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신산업에 도전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도 또 다른 성장비결이다. 그동안 인수한 기업만도 200개를 웃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구글이 4차 산업혁명의 신시장을 개척하면서 탄탄한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는 시장의 높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우리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이후 아무도 100조클럽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벤처 역사 20년을 자랑하지만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기업마저 손에 꼽을 정도다. 산업 생태계가 위축되면서 새로운 대형기업도, 혁신적인 벤처기업의 등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거대기업에 맞서자면 우리도 덩치를 키워야 하지만 기업분할이니 대기업집단 지정을 내세워 기업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있다. 올 들어 글로벌 M&A시장이 사상 최대의 활황을 보인다지만 한국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기업은 단지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규제의 칼날에 시달리고 중견기업은 아예 성장을 기피하는 나라에서 제2, 제3의 삼성전자를 꿈꾸는 이들을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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