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지난 1996년 일본 스오 마사유키 감독의 ‘쉘 위 댄스’를 기억할 것이다. 동양문화권에서 썩 시선이 곱지 않은 사교댄스를 낭만적인 무언가로 바꿔놓은 영화다. 그 때문이었을까. 필자도 매주 일요일이면 댄스스포츠를 배우기 위해 집을 나선다.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댄스스포츠의 종류는 크게 라틴(아메리카)댄스와 모던(볼룸)댄스로 나뉜다. 모던댄스는 서유럽에서 발생한 춤으로 모든 춤 동작에 남녀 파트너가 신체를 가까이 마주하는 클로즈드홀드를 사용한다. 종류로는 왈츠·탱고·퀵스텝·폭스트롯·비엔나왈츠가 있다.
라틴댄스는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과 노예 신분으로 끌려온 아프리카인들의 애환이 담겨 탄생한 춤으로 이후 라틴아메리카·유럽 그리고 아프리카를 거치면서 각 대륙의 민족성을 모두 포함한 매력적인 춤이 됐다. 룸바·차차차·자이브·삼바·파소도블레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필자는 라틴댄스를 배우고 있다. 1~2년 해서는 춤을 제대로 출 수 없을 정도로 깊이가 있는 춤이다. 보통의 경우 스텝을 외우는 데 1년은 족히 걸린다. 이후 춤을 제대로 추기 위해 배·다리 근육 등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 음악을 듣기 위한 귀를 열어야 하고 주변으로 시선을 확장해 파트너의 몸짓에 완전히 깨어 있어야 한다. 또 충만한 춤을 추기 위해서는 오감을 넘어 우리 안의 솔을 열어야 한다.
이렇듯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스포츠이다 보니 완성도를 갖추는 데까지 꾸준함이 요구된다. 그러나 그 과정을 성실함으로 이겨낸다면 많은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타 운동에 비해 신체 교정에 큰 도움이 된다. 또 파트너와 함께해야 하는 사교운동이기에 기본적으로 세련된 매너를 갖추게 되고 나아가 상대에 대한 배려와 포용력이 향상돼 사회생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과거를 돌아보면 현란한 스텝을 혼자 완성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높은 스킬로 파트너를 리드했을 때도 춤의 모양은 아름답지 않았다. 도리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서로 힘들게 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리드가 아닌 호흡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춤이 조화로워졌다. 모든 관계의 완성에는 나를 다듬는 노력만큼이나 상대를 향한 애정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 깊어짐에 따른 작은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인간은 원래 호모루덴스(유희의 인간)다. 흥에 겨워지면 노래하고 춤을 춘다. 댄스스포츠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이 됐다. 이제 댄스스포츠는 흥의 표현을 넘어 국가의 문화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이제 나를 위해 그리고 국가를 위해 편견을 내려놓고 우리 일상에 리듬을 만들 때이다. 섈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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