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이 미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선두 주자인 스포티파이를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4일 보도했다. 음반 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의 신규 유료 가입자는 매월 5%씩 증가하면서 스포티파이의 2%를 압도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여름에 스포티파이를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스웨덴에서 창업한 스포티파이는 2011년부터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찍이 기반을 다진 데 반해 애플뮤직은 2015년 6월에 첫 선을 보인 후발주자다. 애플뮤직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스포티파이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폰과 애플 워치, 각종 애플 기기들에 애플뮤직이 사전 탑재된 데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보다 근 2배 많은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스포티파이는 정기적으로 글로벌 유료 가입자 규모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난달 7,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애플은 자사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지난해 9월 3,000만명에서 현재는 3,600만명으로 늘어난 상태라고 WSJ에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그러나 가족 단위 가입자, 번들 계약 형태로 할인 혜택을 받는 가입자가 포함돼 있어 부풀려진 것이다. 두 회사는 미국이나 단일 시장을 기준으로 한 유료 가입자 실태는 공개하지 않는 상태이다.
두 회사의 속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유료 가입에 앞서 일시적으로 무료 혹은 대폭의 할인 혜택을 받는 가입자를 포함하면 미국 시장에서 애플뮤직이 스포티파이에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뮤직의 모든 유료 가입자는 자동적으로 3개월의 무료 체험 기간을 적용받는다. 이런 가입자는 애플이 스포티파이보다 3~4배 많다는 것이다. 이를 제외하면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앞서고 있지만 그 격차는 소폭이며 그나마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다음주에 판매를 개시할 음성 인식 스피커인 홈팟도 애플뮤직의 가입자를 늘리는 데 보탬이 될 공산이 크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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