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이이경, 손승원에 정인선, 고원희, 이주우까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청춘들의 코믹한 동거 이야기가 시작됐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지호, 연출 이창민) 첫 회에서는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의 세 남자 강동구(김정현 분), 이준기(이이경 분), 봉두식(손승원 분)이 정체불명의 아이를 떠맡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게스트하우스 CEO 강동구, 생계형 배우 이준기, 백수와 다름없는 작가 봉두식은 부푼 꿈을 안고 ‘와이키키’를 열었으나 현실은 손님이 없어 수도세도 못 내는 처지. 강동구는 “밀린 대출이자가 얼마인 줄 아냐 망하기 직전이다”라며 괴로워했으나 다른 두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강동구의 속을 더 뒤집어놓기만 했다.
강동구는 “이런 인간들을 믿고 동업한 내가 미쳤다”고 자조하며 손님들의 방을 청소하다 한 아기를 발견했다. 갑자기 우는 아기에 당황하던 세 남자는 기저귀 하나 가는데도 우왕좌왕했지만 혹시 손님 아기일 수 있다며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하루만 버텨보기로 결정했다.
앉아 있기만 하면 우는 아기 때문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계속 서있어야만 했던 강동구는 설상가상으로 여자친구 민수아(이주우 분)에게 이별까지 통보받는다. 민수아는 “철이 없고 능력 없고 미래 안 보이고”라며 이별 이유를 전했고 “언제까지 사랑만 보고 살 수는 없다”고 했다. 강동구는 “잘 먹고 잘 살아”라며 커플링까지 던져버렸다.
이준기는 영화계 대부 박성웅과 함께 촬영하게 됐다. 박성웅은 말없이 손가락으로만 모든 것을 표현하면서 못 알아듣는 것을 싫어하는 독특한 인물. 이 때문에 하루 종일 촬영장에서 고생하던 이준기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온 봉두식에게 털어놨지만 오히려 눈치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
수도에 이어 전기마저 끊길 위기에 처하자 강동구는 전날 던지고 온 커플링을 팔기로 결심한다. 민수아가 일하는 스튜디오에 찾아온 강동구는 무사히 커플링을 찾았으나 금은방에 가져가 팔다가 들켜 비참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이준기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박성웅과 촬영을 하며 그의 손짓 하나하나를 무슨 뜻인지 찍어가며 아슬아슬하게 연기를 이어갔다. 다행히 무사히 촬영을 끝마치고 박성웅과 회식하러 간 자리에서 볼에 밥풀이 묻었다는 제스처를 못 알아듣고 그만 볼에 뽀뽀를 했다. 이준기는 이 일로 영화판에 발도 못 붙일 위기에 처했다.
현실에 지친 강동구는 “이제 그만 게스트하우스 접자. 우리 처지에 영화는 무슨. 굶어죽지 않으면 다행이다”라며 포기하려고 하나 마트에서 단 하나 남은 분유를 사며 다시 의지를 충전했다. 돌아오는 길, 아기를 보고 다가온 외국인 손님들에게 게스트하우스를 홍보했고 이후 갑자기 몰려드는 손님에 기뻐했다.
그러던 중 한 여자가 아기를 데리고 갔다. 그의 정체는 버렸던 아기를 다시 찾으러 온 싱글맘 한윤아(정인선 분). 갈 곳 없는 그는 강동구의 여동생인 강서진(고원희 분)의 방에서 자고 가게 됐다. 다음날 밥을 먹던 그는 모유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고 강동구와 이준기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유축기를 사다줬다.
한윤아는 아기 아빠와도 헤어지고 부모님도 이미 돌아가신 상태. 설상가상으로 유선이 막혀 유축기로도 소용이 없었다. 마사지를 해줘야만 하는 상황에서 결국 강서진이 그 일을 맡게 됐고, 게스트하우스 사람들은 “우리가 돈이 없지 인정이 없냐”며 한윤아와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다. 본격적인 동거가 시작된 것.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불운의 아이콘 동구, 똘기 충만 생계형 배우 준기, 반백수 프리랜서 작가 두식, 세 청춘이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치는 골 때리고 빡센 포복절도 청춘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되는 일 하나 없는 세 남자가 운영하는 와이키키에 정체불명의 아기와 미혼모가 불시착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로 웃음을 안겼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병맛美’를 내세운 만큼 시트콤과 같은 이야기 전개와 이를 극대화하는 독특한 연출력이 시선을 모았다.
청춘 배우들의 열연도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김정현, 이이경, 손승원, 정인선, 고원희, 이주우 모두 최근 브라운관에서 활약하고 있는 얼굴들. 저마다 황당한 코믹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으라차차 와이키키’만의 색을 더했다. 전 여자친구 앞에서 연속 굴욕을 당하는 김정현과 전작 ‘고백부부’에 이어 더욱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는 이이경, 사연은 있는 듯 보이지만 눈치는 없어 웃음을 자아내는 정인선 등이 특히 활약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작품. 앞서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3년 만에 시도하는 월화극인데다 늦은 시간대로 인해 높은 시청률을 얻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 사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은 것에 이어, ‘으라차차 와이키키’도 독특하고 신선한 매력으로 사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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