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로운 리더십을 맞은 5일(현지시간). 공교롭게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무려 1,175포인트, 4.6% 주저앉았다. 전 거래일인 지난 2일 한차례 급락 장세를 연출하기는 했지만, 장중 한때 1,500포인트 밀리면서 시장의 공포감은 커졌다. 앞으로 4년간 미국의 통화정책을 이끌게 되는 제롬 파월(65) 신임 의장으로선 첫날부터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중도적인 성향의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파월의 등장에 뉴욕증시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는 시각은 거의 없다. 그보다는 앞으로의 긴축 스케줄에 예상외로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시그널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의 채권 매니저 짐 캐런은 CNBC 방송에 “파월의 등장이 어떤 불확실성을 더했을 수는 있다”면서 “그렇지만 우리가 파월에 대해서 모르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주식투자 전략가 샘 스토벌 역시 “이 정도 수준의 주가지수 조정은 (과열을 덜어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새로운 연준 의장의 취임과는 무관하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금리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긴축 모드’를 조성했다면, 지난달 고용지표가 ‘불씨’로 작용했다.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년 새 2.9% 증가하면서 근 9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임금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나아가 곧바로 ‘파월 체제’의 긴축 스케줄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올해 3차례 인상이 유력했던 기준금리가 4차례 인상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의 긴축 우려를 키웠다.
기존 ‘옐런 체제’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혔던 파월 의장으로선 일종의 허니문 기간도 없이 시장의 긴축 우려를 마주하게 됐다. CNBC 방송은 “시장이 파월을 첫날부터 시험대에 올려놨다”면서 “다른 어떤 역대 의장보다도 빠르다”고 보도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