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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이식수술 5,000건 돌파 … 5년 생존율도 97.7%

[헬로 굿센터]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

서울아산병원의 한덕종(왼쪽 두번째) 교수 등 의료진이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이식수술 5,000건을 달성했다. 가족 등으로부터 신장(콩팥)을 받는 생체이식과 뇌사자 신장이식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 1990년 이후 누적 기록인데 이식 건수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다. 22년 만인 2012년 1월 3,000건을 달성한 지 6년 만에 2,000건이 늘어났다. 인구고령화와 맞물려 당뇨병·고혈압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이식 후 생존율로 명성이 높아 환자들이 몰려서다. 4,000건을 달성한 2015년 2월 이후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1년 생존율은 99%, 5년 생존율은 97.7%로 세계 유수의 장기이식센터와 대등한 수준이다.

이식수술을 받은 5,000명 중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진 환자의 비율은 1990~2010년 15%(당뇨병 11%, 고혈압 4%)에서 2011년 이후 39%(당뇨병 25%, 고혈압 14%)로 2.6배나 불어났다. 높은 혈당은 몸속 곳곳의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액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 혈관꽈리(사구체)의 여과 기능을 떨어뜨린다. 고혈압 역시 사구체 내 압력을 증가시켜 신장 기능을 서서히 저하시킨다.

반면 사구체 염증·경화증, 액체로 채워진 여러 개의 낭종이 신장을 벌집 모양으로 변형시키는 유전병(다낭성 신장질환) 등 신장 자체 질환의 비중은 20%에서 17%로 줄었다.

신장·췌장이식의 명의인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최근 매년 5,000~6,000명 정도의 당뇨·고혈압 환자가 신장이 망가져 혈액·복막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신부전증 환자가 된다”며 “만성질환의 조기 관리로 신장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이어 “투석을 받아야 하거나 받고 있고 적합한 기증자가 있다면 조기에 신장이식 수술을 받는 게 이식 후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장이식팀(한덕종·김영훈·신성 교수)이 2005년부터 2016년 9월까지 가족 등 생체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 받은 2,898명을 분석해보니 투석치료 기간이 짧을수록 장기생존율은 높고 거부반응률은 낮았다. 19개월 미만 투석치료군은 이식 후 5년·10년 장기생존율 99%, 거부반응률 16.8%로 19개월 이상 투석치료군(97.2%·22.8%)보다 성적이 좋았다.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 전에 가족 등으로부터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의 비율도 초기인 1990~2000년 11.5%에서 2001~2010년 12.3%, 2011년 이후 16.1%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 교수는 “생체이식은 같은 병원에서 신장을 떼고 이식하는 수술이 연달아 이뤄지지만 뇌사자의 신장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송시간(대부분 12시간 이내) 동안 피가 안 통해 일부 손상되기 때문에 수술 성공률이 5~10%포인트가량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면역억제제 등의 발달로 최근에는 조직적합성이 전혀 맞지 않더라도 이식이 가능해졌다. 다만 감염 등으로 몸에 염증이 있거나 심장질환·뇌졸중 등이 심한 환자는 신장이식을 받을 수 없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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