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사퇴 압박에 오는 8일 케이프타운에서 예정됐던 국정연설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전했다.
남아공 의회 대변인인 발레카 음베테는 이날 “국정연설 연기는 남아공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며 “조만간 새로운 날짜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주마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도자들의 대립 등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마 대통령의 조기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7일 개최할 예정이던 ANC 전국 집행위원회도 다음 주로 미뤄졌다. ANC는 주마 대통령과 부통령인 시릴 라마포사 신임 ANC 대표 사이에 “다양한 사안에 대해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오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마 대통령이 기존 입장에서 후퇴해 권력을 내려놓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온라인매체를 인용해 주마 대통령이 라마포사 부통령과 논의를 통해 전제 조건에 대해 합의하는 대로 사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배석한 ANC 사무총장 에이스 메이거슐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다른 ANC 지도부는 “합의가 성사돼 주마 대통령이 품위있는 방식으로 들어갈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5월에 끝나지만, 부패 문제 등으로 조기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요구가 큰 상황이다. 앞서 ANC의 최고위 인사 6명은 지난 4일 주마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부통령이자 신임 ANC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를 지지하라고 촉구했지만 주마 대통령은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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