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재용 판결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33억원대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다가 2심에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되면서 석방됐다. 이 글은 수백명의 공감을 받았지만 상당수 법관은 “재판 기록을 보지도 않고 다른 법관이 내린 판결에 경솔하게 의견을 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사회적 파장이 큰 판결마다 자신의 의견을 알려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4년 9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인터넷 댓글을 통한 선거개입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결을 두고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당시 대법원은 법관 품위 손상을 이유로 그에게 정직 2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에도 법원이 구속적부심에서 군의 정치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을 잇달아 풀어주자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그는 “법관생활 19년째다. 구속적부심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구속 실무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놓고 있는데 이걸 비판하는 게 왜 정치행위라는 식으로 폄훼돼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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