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종이신문 산업의 위기 속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언론사인 가디언이 판형 축소로 적자 줄이기에 나섰다.
7일 한국신문협회 등에 따르면 가디언은 지난달 15일부터 타블로이드판형으로 축소해 신문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타블로이드판은 가로 272㎜, 세로 391㎜ 정도의 크기로 신문 판형 중 가장 작다. 2005년 가장 큰 크기인 대판에서 베를리너판(대판과 타블로이드판의 중간 크기)으로 바꾼 이래 두번째다.
가디언이 판형을 바꾼 이유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가디언은 2014년부터 영국 런던타임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경쟁사들의 유료 서비스와 달리 후원 개념의 회원제를 따로 운용해 광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고 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위키리크스(WikiLeaks) 보도로 2014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한 가디언은 전성기를 누리며 한때 해외 지사를 확대했다. 그러나 이후 막대한 손실을 입어 지난해 4월 회계연도 기준 4,470만 파운드(약 65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가디언 뉴스 앤 미디어의 캐서린 바이너 편집장은 성명을 통해 “제작비용 절감을 위해 판형 축소를 결정했다”며 “타블로이드 판형으로의 전환은 가디언을 재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게 하고 가디언 저널리즘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커다란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디언 미디어 그룹의 데이비드 펨셀 최고경영자(CEO)는 타블로이드 판형 전환으로 오는 4월까지 영업적자를 5,700만 파운드(약 836억원)에서 2,500만 파운드(약 367억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문협회는 “판형 축소의 경우 인쇄 비용절감과 젊은 독자들에게 신문이미지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광고 측면에서 보면 판형 축소로 광고 지면이 줄어드는 만큼 광고주들이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언론사들은 판형 축소에 앞서 신문 판형 변화에 따른 독자 조사, 경제성 검토, 문화·기술적 검토, 광고주 설득·협의 등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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