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遷化, A Living Being)‘(제작 맑은시네마 & 키스톤필름)’란 단어는 죽음을 나타내는 불교적 의미에서 가져왔다. 영어 제목 속엔 창세기 2장에 나오는 생명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삶과 죽음 모두를 내포하고 있는 ‘천화’는 결국 살고 죽는 것은 딱 선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일화는 ‘천화’란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인간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나. 죽음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고 털어놓았다.
“저희 영화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죽음’이란 게 또 다른 시작 이잖아요. 죽음은 ‘끝’이라는... 어둡고 부정적 의미가 아니고, 기쁨, 새로운 희망. 또 다른 만남. 출발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요. ”
‘삶과 죽음’ 앞에선 그 누구도 예외가 없다. 하지만 나에겐 ‘죽음’이 없을 것처럼 질주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 그는 ‘죽음’을 생각 할 때 “이 순간이 감사와 고마움, 열정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넸다.
“‘죽음’이란 게 나와는 동떨어진 게 아니잖아요. 바르고 착하게 살았다고 해서 회피할 수 없는게 바로 ‘죽음’이죠. 영원히 살 것처럼 질주하는 이들을 볼 때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란 마음이 들어요.”
치매환자를 돌보면서 살아가는 여인 윤정 역을 열연한 이일화는 “누구나 치매를 앓고 살아간다는 걸 대변하고 있는 인물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누구나 치매를 앓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윤정은 치매까진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뭔가를 계속 잊어버리고 싶어해요. 혹은 다가오는 치매를 경고하는 인물이죠. 본인 스스로 깨닫고 하면서 폭발하는 그런 인생의 변화,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보시는 분들의 시각에 따라 해석은 다를 듯 해요. 보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그게 영화에 대한 답이라고 봐요.”
조곤 조군 이야기를 이어가던 배우 이일화. 그는 “인생을 잘 놀다 가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영향을 준 인물은 가수 이문세였다.
“배드민턴 모임에서 만난 이문세 선배님 카톡 상태 메시지가 ‘잘 놀다 가자’ 인데, 거기에 많은 의미가 내포 돼 있는 것 같아요. 따뜻하고 후배들 챙겨주시고, 인격적으로 좋은 분이세요. 그 글을 보면서 공감했어요. 잘 놀면서 기쁨을 느끼면서 살고 싶어요. 저희 영화 ‘천화’가 예술관에 계속 걸려있길 소망하는 마음과 함께요.(웃음)”
한편 ’천화‘는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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