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 억대의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의혹을 받는 김성호(68) 전 국가정보원장이 8일 검찰에 재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그가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정황 등을 캐물었다.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원장은 “저는 국정원 자금 사용에 관여한 적이 없다. 다만 오늘 검찰에서 진실이 잘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청와대 특활비 상납을 잘 알지 못하며 김백준(78·구속)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의혹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윗선의 지시를 묻는 말에는 “관여한 일이 없다”,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원장은 2008년 5월께 국정원 예산 담당관을 통해 김 전 기획관에게 특활비 2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지난달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2008년 4월께 청와대가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와 친박계 후보들의 지지율 분석을 위한 불법 여론조사를 했으며, 이에 들어간 억대 자금의 출처가 국정원이라는 정황을 포착해 김 전 원장에게 관여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불법 여론조사를 지휘한 박재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장다사로 전 정무비서관의 사무실과 연구실을 지난 6일 압수수색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 2·3·4과장, 서울지검 특수 2·3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2007년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뒤 2008년부터 이듬해까지 이명박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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