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한 호칭을 ‘동지’에서 ‘여사’로 바꿔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전날 열린 건군절 열병식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시였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주석단에 오르는 상황을 설명할 때도 ‘리설주 여사와 함께’라는 표현을 썼다. 그동안 북한 매체에 동지로 표현돼온 리설주가 여사로 불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리설주에 대한 호칭을 여사로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매체는 우리 측과 외국 정상의 부인을 지칭할 때 여사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을 각각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로 표기하는 식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정일 시대에는 부인을 노출시키지 않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곧바로 부인을 공개했고 주요행사에 동반하는 등 서방식 대통령제처럼 해왔다”며 “정상국가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설주의 호칭 변화는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어머니들에게만 여사라는 호칭을 붙이며 김씨 일가의 위상을 강화해온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 여사라는 호칭으로 주로 불리는 인물은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이다. 김일성의 생모인 강반석이나 조모 리보익도 여사라는 호칭으로 북한 매체에 종종 등장하기도 했다.
/장아람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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