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계스포츠의 ‘원투 펀치’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이 출발선에 선다. 쇼트트랙은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효자종목’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단거리와 장거리에 걸쳐 새로운 메달 공급원으로서의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종합 4위 목표 달성의 동력이 될 두 종목이 10일 나란히 첫 경기를 시작한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첫 종목인 남자 1,500m는 대한민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을 결정할 집안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7시부터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시작되는 예선에 대한민국의 서이라(26)·임효준(22)·황대헌(19)이 출격한다. 예선과 준결승을 거쳐 오후9시30분쯤에는 쇼트트랙의 첫 메달이 걸린 결승 레이스를 펼친다. 세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이번 평창올림픽이 처음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이자 ‘슈퍼 루키’인 황대헌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에 네 차례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현재 세계랭킹 1위로 AP통신 등 외신 역시 그에게 주목하고 있다. 180㎝ 75㎏의 균형 잡힌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막판 스퍼트에 강점이 있다는 평이다.
임효준은 지난해 4월 국가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에이스. 하지만 지난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스퍼트 때 허리를 다쳐 2·3차 대회를 건너뛰어야만 했다. 지난해 11월 4차 대회를 통해 복귀한 그는 올림픽을 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짧은 선수생활 동안 7번의 수술을 이겨낸 그는 지난달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보면 1,500m를 잘 마치면 다른 종목들도 잘 치렀다”며 “첫 경기가 금메달이면 500m·1,000m도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서이라 역시 금빛 레이스를 꿈꾼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뒤늦게 전성기를 연 그는 한번 느낌을 받으면 ‘미친 듯이’ 빙판 위를 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세계랭킹 6위로 언제든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는 평이다. 이날에는 여자 쇼트트랙 500m와 3,000m 계주 예선도 펼쳐진다.
한편 스피드스케이팅의 선봉에는 김보름(25)이 나선다. 10일 오후8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 출전하는 김보름은 원래 예비 2순위였지만 출전권을 가지고 있던 러시아 선수가 불참하며 극적으로 대회 직전에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 때문에 10일 선수촌에 입촌할 계획도 수정해 나흘 이른 6일 강릉에 왔다. 주 종목이 매스스타트인 김보름은 이를 대비한 훈련의 일환으로 3,000m를 치를 계획이다. 그는 “3,000m 출전을 미리 알았다면 월드컵이 끝난 뒤 최고기록과 성적을 보며 준비했을 텐데 뒤늦게 알게 돼 급하게 준비를 하게 됐다”면서도 “3,000m를 훈련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릉=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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