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를 연임시키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57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BOJ 총재 연임을 통해 아베 총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구로다 총재 재신임을 골자로 한 BOJ 총재 임명동의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BOJ 총재는 일본 양원의 동의를 얻어 내각이 임명하며 임기는 5년이다.
2013년 3월 취임한 구로다 총재는 ‘물가 상승률 2%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대담한 양적완화(QE)와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추진했다. 아베노믹스를 상징하는 이러한 정책은 엔화 약세를 유도해 기업실적 향상과 고용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베 총리도 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구로다 총재의 정책에 대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
구로다 총재는 2기 임기 시작 뒤에도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5일 의회에 출석해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일본은 아직 물가 상승률 2% 목표의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며 BOJ가 계속 강력한 통화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라카마 다이스케 미즈호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총재의 연임 초반에는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예상됐던 수순”이라면서 “5년 전과는 달리 사용 가능한 수단이 거의 없는 만큼 다음 임기는 총재에게 더욱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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