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68회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 대신 ‘블랙카펫’을 깔자는 청원이 등장했다.
12일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출신 여배우 클라우디아 아이징어(33)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맞춰 베를린영화제에서 참석 배우 등이 지나는 통로에 까는 붉은 융단의 색을 검은색으로 바꾸자고 디터 코슬리크 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촉구했다. 아이징어는 독일 TV 형사범죄물 ‘범행 현장’으로 잘 알려진 독일 배우이다. 그녀는 온라인 청원 사이트 ‘change.org’에서 “할리우드에서 여배우들은 검은색 옷을 입었다”며 “베를린에서 우리는 검은색 카펫을 원한다”고 썼다. 그는 “여성에 대한 성추행, 성폭행, 성차별은 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게 우리 의무”라고 말했다. 이 청원의 서명자 수는 이날 저녁까지 11만400명을 넘었다.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으로 불거진 미투 캠페인이 할리우드를 휩쓸면서 지난달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검은 물결로 뒤덮였다. 참석자들이 일제히 블랙 가운과 드레스, 턱시도 등 검은색 의상을 갖춰 입고 입장한 것이다. 칸,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영화제는 올해 11일 간 열린다. 이 기간 전 세계 영화 385편이 상영되고 30만 장 이상의 표가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는 우리나라 배우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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