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수면시간 부족이 게임 등 놀이 목적의 인터넷 사용과 관련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수면시간 부족과 공부 목적의 인터넷 사용은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근호에 따르면 한림대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최효근 교수팀은 2014∼2015년 사이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중학생 5만7.425명의 빅테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면부족과 인터넷 이용 행태 사이에 이런 상관관계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논문을 보면 연구 대상 중학생의 수면시간은 7시간 미만 26.0%, 7시간 이상∼8시간 미만 31.1%, 8시간 이상∼9시간 미만 29%, 9시간 이상 13.9%였다. 중학생 10명 중 6명 가까이가 하루 최소 권장 수면시간인 8시간을 채 못 자는 셈이다. 주목되는 건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하루 인터넷 사용시간이 길었는데, 공부가 아닌 게임 등의 목적으로 인터넷을 하는 경우에만 이런 상관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으로 짧은 중학생이 9시간 이상으로 충분히 자는 중학생보다 놀이 목적의 인터넷을 하루 2시간 이상으로 할 가능성이 56% 더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자신의 수면 만족도가 낮다고 평가한 학생 그룹에서는 이런 가능성이 72%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 부족과 공부 목적의 인터넷 사용에는 이런 연관성이 분명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잠을 적게 자는 게 공부 목적의 인터넷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수면부족이 사고, 감정, 행동을 통제하도록 하는 자기조절(self-regulation) 능력을 떨어뜨림으로써 공부가 아닌 놀이 목적의 인터넷 사용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했다. 최효근 교수는 논문에서 “수면부족은 청소년기에 우울감, 혼란, 불안, 피로를 비롯한 여러 감정적 문제를 초래하고, 이는 공부 목적보다는 오로지 놀이만을 위한 인터넷 이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패턴은 다시 수면부족을 불러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아람기자 ram101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