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거에서 민심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지방선거 열기는 일찍 달아올랐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불출마와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중도낙마로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후보들이 채비를 서둘렀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모두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지지율을 무기로 또 한번의 ‘싹쓸이 신화’를 기대한다. 반면 인물난에 빠진 야권은 고전이 예상되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인 만큼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충청권 중 관심이 가장 높은 곳은 충남이다. ‘포스트 안희정’ 타이틀을 누가 거머쥘지 기대를 모으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양승조 의원, 복기왕 전 아산시장 등이 피를 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 전 대변인과 복 전 시장은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치며 왕성한 선거운동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이인제 고문과 이완구 전 총리의 등판 가능성으로 고무됐지만 모두 출마를 거부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후보로 거론되는 이명수 의원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용필 도의원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여야 모두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는 곳은 대전이다. 더욱이 권 전 시장의 중도낙마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승리 예측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이상민 의원과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와 육동일 충남대 교수도 경쟁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남충희 대전시당위원장이 경제시장을 내세우며 민심을 다지고 있다.
충북은 이시종 충북지사의 3선 도전으로 눈길을 끈다. 충주시장과 국회의원·충북지사 재선을 통해 다져온 탄탄한 지역조직은 다른 후보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이 지사를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와 같은 당인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인물교체를 내세우며 설전을 예고했다. 충청권 선거 흥행을 위해 본인이 후보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당에서는 정치신인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차관과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이준용 한국바른정치미래연합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세종에서는 민주당 소속의 이춘희 세종시장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장의 아성을 꺾을 강력한 경쟁상대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이 민주당 경선 참여를 선언해 민주당 선거 흥행에 힘을 보탰다. 야당은 이 시장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며 맞서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어 한숨을 쉬고 있다. 그나마 야권 후보로 기대를 모으던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출마를 포기해 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이 전 청장의 대안으로 유한식 한국농어촌공사 감사와 박종준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