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과 인력난으로 일본에서 근로자들의 임금이 서서히 오르고 있지만 한창 소비가 왕성한 40대 근로자들의 임금은 오히려 줄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후생노동성의 임금구조 통계조사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정규직 근로자의 기본급은 32만1,000엔으로 4년 전보다 4,700엔 늘어났다. 하지만 연령별로 나눠보면 임금 상승은 젊은층과 고령층에서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4세와 55~64세는 7,000~8,000엔가량 임금이 올랐으며 은퇴 직전 연령인 65~69세의 임금 상승폭은 약 1만3,000엔에 달했다. 반면 40~44세와 45~49세는 임금이 각각 4,500엔, 7,000엔 줄어들었다.
신문은 가장 두터운 근로 연령층인 40대의 임금이 늘지 않는 것이 개인소비가 크게 살아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40대 근로자들의 임금 감소가 진행되는 것은 우선 해당 연령대의 노동력이 많기 때문이다. 40대는 1971~1979년 태어난 제2베이비붐 세대 ‘단카이주니어’가 포함된 연령층으로 일본의 2016년 연령별 정규직 수를 보면 40~44세가 514만명으로 가장 많고 45~49세(451만명)가 그 뒤를 따른다.
20~30대나 60대에 비해 이들의 평균 급여 수준이 높다는 점도 기업들이 40대 임금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요인으로 보인다. 마키노 준이치 SMBC닛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영자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젊은층을 우선해 임금을 올리는 것 같다”며 “임금이 낮은 종업원의 임금 인상폭이 커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의 40대가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기에 취직한 연령대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취업 빙하기에 일자리를 얻지 못해 기술과 경력을 제대로 쌓지 못한 인력들이 특히 임금 정체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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