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보고, 공연하고, 떡국 만찬까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달구고 있는 북한 응원단이 17일 만월대 공동발굴 특별전을 관람한 후 취주악 공연을 펼친 다음 최문순 강원지사가 주최한 떡국 만찬에도 참석한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북측 응원단이 오늘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을 관람하고 취주악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이 기획한 ‘만월대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은 고려시대 개성에 있던 황궁인 만월대의 발굴 성과를 기반으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가상 복원을 보여주는 전시다. 평창 올림픽플라자 근처인 상지대관령고등학교 내 가설 전시장에서 지난 10일부터 열리고 있다. 남북한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은 2007년부터 공동발굴사업을 진행했고 201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금속활자도 발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3차원 입체 기술(3D)로 복원한 만월대 중심 건물 ‘회경전’ 등을 볼 수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합의한 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회담과 이어 17일 실무회담 등에서 남측은 만월대에서 발굴한 유물의 평창 공동 전시를 제안했으나 북측은 ‘유물 전시는 올림픽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는 “우리 측이 북측 응원단 체류 기간 중 동 전시회 관람을 제의했고 북한이 수용해 오늘 참관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민족의 공동 문화유산을 남북이 같이 관람하는 것은 민족 동질성 회복과 강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북한 응원단은 네 번째 취주악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앞서 7일 방남해 8일 북한 선수단 입촌식에서 처음 취주악 공연을 선보였다. 약 80명으로 이뤄진 취주악단은 의장대 복장을 갖추고 트럼펫,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같은 관악기를 주축으로 민요 ‘아리랑’ 등을 메들리 방식으로 연주한다. 응원단은 이어 13일 강릉 오죽헌, 15일 강릉 올림픽파크 라이브 사이트 공연을 했다. 이들은 빼어난 연주 솜씨와 절도있는 율동으로 내외국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취주악단을 포함한 북한응원단은 이날 최문순 강원도지사로부터 오후 6시 30분부터 강릉 세인트존스 경포 호텔에서 진행될 ‘떡국 만찬’에 초대받았다. 오영철 단장을 비롯한 북한 응원단 229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만찬에는 최 지사와 김동일 강원도의회의장, 한의동 강원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과 통일유관단체 관계자, 기자단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준호·임지훈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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