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시선기행-포구에서’ 2부 ‘김이 익어가는 마을’ 편이 전파를 탄다.
전남 강진의 서중마을 사람들에게는 햇볕만큼이나 중한 것이 없다.
해가 반짝 나는 날이면 바다에서 채취한 물김을 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일일이 한 장씩 떠서 언덕에 말려야 하는 수제김 작업.
“옛날 전라도 말로는 뜬다고 그라제”
마을에서도 일명 ‘김 뜨기’ 달인으로 통한다는 정일성 할아버지.
정확한 속도와 양으로 일사분란하게 김을 만들어 내신다.
처음 김에 손을 댄 열다섯 살부터 김과 함께 한 인생.
그런데 이 전통방식의 작업은 사라진 지 30년 만에 부활했단다.
한 차례 작업이 끝나고 나면 차려지는 따끈따끈한 밥상.
김전, 김국, 김떡국, 김무침 등 김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도 참 다양하다.
“오메오메오메~ 김 날아간다!!!
까마귀 떼처럼 날아가 버려. 그랑께 잡으러 왔지”
그런데 하필이면 김 말릴 때 찾아온 불청객, 거센 바람!
사방으로 날아가 버리는 김 따라서 발 동동 구르는 어머니들.
그 애타는 마음도 몰라주고 바람은 더욱 세게 불어온다.
한 바탕 폭풍이 지나고 나면 그제야 언덕에 퍼지는 소리.
‘따닥따닥’ 깨 볶는 소리는 김이 마르는 신호란다.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도 절로 웃음이 난다는 사람들.
햇살을 닮은 서중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사진=E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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