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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날 피해 없게"…침묵시위 이어간 동국대 청소노동자들

졸업축하 대신 '청소노동자 인원감축 반대' 현수막 내걸려

침묵시위에도 학교 측 직원들과 곳곳에서 충돌도 빚어져

20일 오전 동국대학교 2018년 봄 학위수여식이 열린 가운데 기념사진을 찍는 졸업생들 옆에서 한 동국대 청소노동자가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허세민기자




“졸업식날 학생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안 가게 시위하겠습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20일 서울 중구 동국대 교내에서 ‘청소노동자 근로장학생 전환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교내에서는 동국대 2018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진행됐다. 시위에 참가한 청소노동자들은 여느 때와 달리 구호를 외치는 대신 침묵시위를 벌였다. 오종익 동국대분회장은 “학교가 대화에 나서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며 “시위는 벌이되 졸업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퇴직한 8명의 청소노동자를 대신해 근로장학생을 청소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학교 측의 결정해 반대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학교 본관을 점거한 채 22일째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졸업식 풍경도 이전과는 달랐다. 교내 곳곳에는 ‘졸업을 축하한다’는 현수막 대신 ‘청소노동자 인원감축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졸업식 행사가 열리는 강당 앞에서는 학교 측 직원들과 청소노동자들의 충돌도 빚어졌다. 청소노동자 이문식(70)씨는 “졸업식은 즐거운 자리인데 시위를 할 수밖에 없어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학교를 떠나면서도 이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랬다. 대학원을 졸업하는 신인석(29)씨는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을 시작하면서 연구실 청소를 학생들이 직접 하고 있다”면서 “학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동국대는 졸업식을 앞두고 학부모들에게 “청소노동자 근로장학생 전환은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로 청소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뺏겼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자녀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 허자영(59·여)씨는 “학교 측은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노동자들과 더불어 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백기철(59)씨는 “자신의 생계를 지키려는 정당한 주장”이라면서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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