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초 지금의 서울 종로타워와 와이엠시에이(YMCA) 건물 사이에 있었던 한성전기회사 옥상에서는 기와지붕이 빼곡한 광화문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조선에 들어온 서양인들은 이 모습을 당시 유행하던 ‘입체사진’에 담았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23일부터 1층 기획전시실에서 ‘1904 입체사진으로 본 서울풍경’ 전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입체사진이란 6.5∼7cm 간격을 두고 동시에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놓고 입체경을 통해 보는 것으로 두 눈이 각각의 이미지를 보면 입체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입체사진은 미국, 호주, 일본 등지에서 제작됐으며 주로 1904년을 전후로 촬영·제작된 것이다. 이 무렵의 서울은 멀리서 보면 한양도성이 보이고 그 안과 밖은 초가와 기와지붕이 가득한 전통적인 경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대한제국 선포 이후 고종이 추진한 각종 개혁과 근대화 정책의 산물도 함께 하고 있어 전차가 고색창연한 성문을 통과하는 것과 같은 극적인 모습도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촬영지점이 확인되는 사진들은 1902년의 지도 위에 놓아 그 위치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그 사진들에 입체경의 원리를 적용한 렌즈케이스를 씌워 당시 사람들이 입체사진을 관람하였던 방식 그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1912년 촬영된 서울 동영상도 대형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4월8일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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