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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혼자 병환자 간호하는 외국인, 퇴거조치 미뤄줘야"

귀화신청 거부당해 강제퇴거 앞둔 중국인 황모씨

치매와 뇌경색 등 앓는 노모·동생 홀로 간호

인권위 "간호 대책 마련 전까지 체류 보장하라"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이라도 혼자 병상의 가족을 간호하고 있다면 퇴거조치를 미뤄줘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인 황모(57)씨에게 강제퇴거 명령을 내린 법무부 A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게 “가족 병간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보호일시해제(국가 보호시설에 입소한 외국인이 특정 사유를 이유로 보호소를 나와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제도) 기간을 연장하라”고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황씨는 지난 1999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여권으로 입국해 불법체류를 하던 중 2004년 강제 출국을 당했고, 이후 2011년 재입국해 6년을 거주한 뒤 지난해 귀화 신청을 위해 출입국사무소를 찾았다. 하지만 출입국사무소는 황씨가 과거 위명 여권을 사용해 불법체류를 했다는 이유로 국적 신청을 기각하고 강제출국명령과 입국규제 10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뇌경색과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동생을 간호하던 황씨는 출입국사무소에 예치금 2,000만원과 중국행 항공권, 각서를 제출한 뒤 올해 2월 23일까지 총 3회 보호일시 해제 허가를 받았다. 황씨는 지난해 동생까지 뇌경색을 앓게 되자 추가로 보호일시해제 연장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인권위는 “황씨가 강제퇴거하면 병을 앓는 가족들은 그가 재입국할 때까지 방치되거나 제대로 된 간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오는 23일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간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라도 출입국관리소장이 보호일시해제 기간을 연장하라”고 권고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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