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문제는 경영계에서 줄곧 제기해온 이슈다. 2015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제도개선을 결의하자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3년마다 결정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지금처럼 매년 결정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의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나 올리는 과정에서도 진통이 적지 않았다. 노동계는 지난해 6월 최저임금 1만원 당장 실현 등을 내세워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도 노동계의 불참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최저임금 결정주기를 1년에서 2~3년으로 확대하면 이 같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더군다나 최저임금은 한 번 오르면 그해는 물론 두고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16.4%나 인상되면서 편의점 직원과 아파트 경비원 등 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상당히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지 못한 음식점과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오죽하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고용에 나쁜 영향을 주는 만큼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겠는가.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로 성장률 저하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최저임금 문제로 사회 갈등이 커지면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정부는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적용시기를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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