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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비밀’ 완도 ‘보스’ 남편과 ‘비서’ 아내의 50년 바다 인생





21일 방송되는 EBS1 ‘장수의 비밀’에서는 ‘보스 남편과 비서 아내의 50년 바다 인생’ 편이 전파를 탄다.

천혜의 자원을 품은 대한민국의 청정바다 수도 완도. 지금 완도에 가면, 진한 겨울 바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갯벌에 김발을 매달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재배하는 ‘지주식 김’이 제철을 맞은 것. 지주식 김은 일명 ‘웰빙 김’이라 불리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오늘의 주인공은 완도군 고금도에서 3대째 지주식 김 양식 가업을 잇고 있는 박명길(76) 할아버지와 강인자(78) 할머니다.

고금도에서 최고령 일꾼이라는 노부부. 하지만 할아버지의 일솜씨는 40~50대 일꾼들 사이에서도 단연 빛난다. 평생 갯일과 밭일로 단련된 체력과 노력함이 그 비결이라는데. 70대 중후반의 연세에도 인부 하나 쓰지 않고 직접 김 작업을 하고, 또 유자 밭까지 가꾸고 있다. 그 힘의 원천은 53년 동안 일쟁이 할아버지 옆에서 조수 역할을 해온 할머니 덕분. 집에서도 밖에서도 24시간 붙어 ‘보스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젊은 시절, 자식들 교육 때문에 고향인 고금도를 떠나 부산에서 살았던 부부. 자식들을 다 키워내고, 50대가 되자 부부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이유는 바로 천식을 앓고 있었던 할아버지의 건강 문제 때문. 그래서 할머니는 늘 할아버지 건강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가능한 매번 건강한 밥상을 선사하겠노라 다짐하셨다. 그러나 ‘고기파’ 할아버지에게 건강 밥상은 반갑지 않다.

갯벌로, 밭으로 일을 하러 나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노부부. 노인회관에 앉아서 놀면 더 늙을 것 같아 눈 감을 때까지 평생 일하는 게 소원이란다.

바다를 건너고 언덕을 넘고 또 넘어야 갈 수 있는 작은 마을 완도 고금도. 이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53년째 해로하고 있는 노부부의 즐거운 인생을 ‘장수의 비밀’에서 만나본다.

▲ 카리스마 일쟁이 ‘보스’ 할아버지의 일상

고금도에서 박명길(76) 할아버지를 모르면 간첩. 동네 토박이로 3대째 김 양식 가업을 잇고 있으며, 이장 생활을 거쳐 현재는 노인회장이시다. 마을의 최고령 일꾼이지만, 체력만큼은 젊은이 못지않다는데. 일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할아버지는 매일같이 비서 아내를 데리고 바다로, 밭으로 나간다.

50년이 넘게 남편의 일터에 따라다닌 강인자 할머니(78)도 프로 일꾼이 다 되었지만, 할아버지 눈에는 그저 게으른 초보 일꾼일 뿐이다. 유자 밭에 일을 하러 나가서도 잔심부름만 시키는 것은 물론, 자기 마음에 안 들게 일을 하면 소리 지르기 일쑤다.

밭일이 끝나면 또 바다로 가야 한다. 다음 양식을 준비하며 대나무를 보수, 관리하는 겨울. 어촌의 일상은 365일 내내 분주하다. 그런데, 김 양식장에 나가면 할아버지의 호통은 두 배로 커진다. 바다 위에서 할아버지는 유자 밭에서보다 더 호통을 치며 불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사실은 위험한 바다 위에서 나름대로 할머니를 보호하기 위한 할아버지의 불같은 사랑법이라고.



▲ 내조의 여왕 ‘비서’ 할머니의 일상

53년 동안 일쟁이 할아버지 옆에 꼭 붙어 조수 역할을 해온 강인자(78) 할머니. 집에서도 밖에서도 언제나 5분 대기조인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호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몸을 움직이신다. 할머니는 53년째 할아버지 전담 비서를 하다 보니, 이제는 할아버지 눈빛만 봐도 척하면 척이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는 할머니 없이는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일하는 방식부터 먹는 것을 비롯한 모든 생활을 남편에게 맞추며 평생을 큰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 할머니는 이제 조금씩 지치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남편의 명령에 따르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할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몸. 과연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비서직에서 퇴직할 수 있을까.

▲ 자연을 담은 할머니표 건강밥상

강인자(78) 할머니표 밥상은 미식의 본고장 전라도를 담았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박명길(76) 할아버지를 위해 평생 밥상에 고기반찬을 올린 할머니. 하지만 이제는 건강을 생각해야 할 때! 천식을 앓고 있는 남편을 위해 식단을 바꿔보리라 다짐한 할머니는 집 근처 바다에서, 갯벌에서 건강한 재료 구하기에 분주하다. 할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집 앞 갯벌에 나가 바지락 캐와 국 끓이고, 바다에 일을 하러 나가서도 자연산 미역을 채취해온다.

▲ 병원에 찾아간 노부부

여느 때와는 다른 아침 풍경. 꼭두새벽이면 눈을 뜨는 할머니가 웬일로 늦잠 자는데. 끙끙 앓는 소리를 찾아가 보니 할머니가 쓰러져 있다. 요즘 무리해서 일을 한 탓에 어깨가 아파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 놀란 할아버지는 황급히 할머니를 데리고 병원에 찾아가는데. 할머니 건강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일까?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듣고 태산 같은 걱정을 안은 할아버지. 아픈 할머니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셨다. 내 평생 동반자를 위해 솜씨 발휘에 나서는데. 과연, 이번 기회에 전세가 역전되어 보스 남편과 비서 아내가 아닌 ‘비서 남편’과 ‘보스 아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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