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2일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명목소득은 444만5,15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실질소득도 431만3,591만원으로 1.6% 늘어났다. 실질소득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15년 4·4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소득이 늘어난 데는 정부의 무상복지 정책에 해당하는 이전소득 확대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 이전소득은 46만 8,000원으로 전년 대비 10.1%나 증가했다. 2015년 3·4분기 11.5% 늘어난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사업소득은 8.5% 늘어난 94만3,000원이었고 재산소득은 1만8,000원으로 9.5% 증가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활황에 따른 재산 가치 상승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월급쟁이들의 주된 소득원인 근로소득은 오히려 0.6% 줄어든 284만4,902원이었다. 오로지 회사만 다니고 다른 소득이 없는 경우 실질소득 증가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셈이다.
소득 분배 상황도 8분기만에 개선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150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늘어났다. 특히 1분위 계층의 근로소득은 20.7%나 늘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2.1% 늘어난 845만원으로 증가 폭은 전분기 4.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4·4분기 전국 가구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4.61배로 전년동기(4.63배)보다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6년 4·4분기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기저 효과의 영향이 있었고 지난해 추석이 평소와 달리 4·4분기에 끼어 사업·이전소득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임진혁·박형윤기자 manis@se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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