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갈라선 이후 연일 서로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에 몸담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민평당 박지원 의원이 이른바 ‘주적’ 발언을 계기로 공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평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하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 3인의 당적 문제도 양측 간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22일 박 의원이 이날 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민평당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전날 검찰에 고발했다. 바른미래당은 안 전 대표가 한국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주적’이라고 규정했다는 박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서면논평을 통해 “박 의원이 처음부터 바란 것은 민주당 2중대를 넘어 민주당과의 연대, 합당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주적’ 운운하며 있지도 않은 사실로 명예훼손까지 저지른 구태공작 정치인의 숨어있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아가 “박 의원과 민평당이 보여준 정치는 구태 정치의 상징으로 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바른미래당을 향해 ‘보수야합당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공격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반면 박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와 죽 얘기를 해보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2년 대선 후보를) 양보한 이후 조금 꽁해서 섭섭한 얘기만 주로 하더라”라고 전했다. 본인의 ‘주적’ 발언이 사실이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하려는 취지의 언급이다. 박 의원은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을 꿈꾸면서 그런 것(주적 발언 논란)을 가지고 법적 대응을 한다면 당선되더라도 서울시민을 매일 고발하다가 끝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평당 공식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바른정당 비례대표 이상돈 의원도 ‘안철수 때리기’에 가세했다. 그는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 “안 전 대표 본인이 생각할 때에는 문 대통령보다 나은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일반 국민이 볼 때는 그렇지 않다”고 직격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 출마설과 관련해선 “나오는 것은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만, 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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