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41%가 병원 내 간호사들 간 괴롭힘을 칭하는 ‘태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폭행을 당하거나 성희롱, 성추행 등을 겪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약 2개월간 실시한 ‘의료기관 내 갑질 문화와 인권유린 실태조사’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보건의료 노동자 1만1,000여명 중 간호사 6,094명의 설문을 1차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간호사 대부분인 83.8%(5,105명)가 직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태움’을 경험한 간호사는 41.4%(2,524명)로 집계됐다. 실제 욕설이나 모욕적 언사, 반말, 험담, 무시, 비하 등 폭언을 경험한 간호사는 65.5%(4,000명)였고, 폭행을 경험한 간호사도 10.5%(641명)에 달했다.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폭력을 경험한 간호사도 13.0%(794명)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의 근로조건도 열악했다. 휴게시간을 100% 보장받는다는 간호사는 5.9%(361명), 식사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경우는 11.3%(687명)뿐이었다. 연차 등의 휴가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간호사는 18.4%(1,120명)에 달했다.
열악한 근로조건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등 처우 문제 또한 심각했다. 간호사의 72.7%(4,433명)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시간외근무’를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56.4%(3,429명)는 병원에서 개최하는 체육대회, 송년행사 등 공식행사에 참가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시간외근무 수당 신청 자체를 금지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가 28.3%(1,722명)나 됐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의 70%가 이직하고 싶어 할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며 “이런 현실은 곧 환자들이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이고, 결국 최대 피해자는 환자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간호현장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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