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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들 모두 내 후배...너무나 자랑스럽다" 모교 모인 500명 주민 목 터져라 응원

[경북 의성 표정]

"전세계에 의성 이름 알려 뿌듯"

스톤 움직임에 환호성·탄식 교차

의성여고 강당 동네잔치 분위기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여고에 모인 주민들이 컬링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우영탁기자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여고에 모인 주민들이 컬링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우영탁기자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여고에 모인 주민들이 컬링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영미랑 경애가 우리 바로 뒷집에 사는데 야들이(얘네들이) 이렇게 전 세계에 의성의 이름을 알리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4강전이 열린 23일 저녁 ‘팀 킴’ 한국 대표팀 전원의 모교인 경북 의성여고에는 경찰 추산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연장 끝에 8대7로 승리를 거둔 순간 응원도구를 든 주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목청 높여 환호성을 보냈다. 대표팀이 더블 테이크아웃(스톤 하나로 상대 스톤 두 개 쳐내기)을 해낼 때는 터질 듯한 함성과 박수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

의성군은 인구 5만3,000여명의 작은 도시. 그런 만큼 컬링 대표팀 선수들과 친분이 있는 주민이 많았다. 김영미(27)와 김경애(24) 자매의 앞집에 살고 있다는 홍숙희(70)씨는 “영미 어머니와도 친한데 그 집 식구들이 정말 착했다”며 “이왕 이기는 김에 12대4로 크게 이겨버리고 결승전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딸이 믹스더블 대표팀의 장혜지(21)와 친구라는 홍옥자(47)씨 또한 “딸과 나 모두 의성여고를 나왔다”며 “컬링 대표팀 선수 모두 내 후배라 응원하러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주민들은 선수들과 스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성과 탄식을 보냈다. 김선영(49)씨는 “오늘 의성의 응원 열기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이후 가장 뜨겁다”고 소개했다. 경기 중간중간 방송중계 해설자가 선수들의 사투리를 해석해줄 때는 다 같이 폭소를 터뜨리며 즐거워했다. 높아진 컬링의 인기에 외신기자들도 의성여고를 찾아 응원 열기를 취재했다.

이날 의성여고는 동네잔치 분위기였다. 의성군 공무원들은 강당 정문 앞에서 응원하러 온 주민들에게 어묵탕을 나눠줬고 의성 마늘햄을 판매하는 롯데푸드는 강당 내부에서 마늘소시지를 나눠줬다. 컬링 대표팀을 후원하는 휠라에서는 응원도구를 제공했다. 응원을 위해 의성여고를 찾은 주민들은 체육관에서 우연히 만난 이웃,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최재용 의성여고 교장은 “학교 졸업생들이 학교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빛내 자랑스럽다”며 “여자 컬링이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은 경기의 응원전은 규모가 더 큰 의성체육관에서 진행한다. 1,0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승전은 오는 25일 오전9시에 치러진다.

/글·사진(의성)=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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